와남의 영주시단〔97〕 - 2016. 1. 7
클릭만 하면 - 최숙영 작시
1
클릭만 하면 척척박사
무엇이든 물어보래
천재들 모인 거기
밤새도록 노크하면
컴박사
나도 되겠지?
오늘 또 잠은 다 잤다.
2
클릭만 하면 가는 편지
우표를 안 붙여도
우체부 아저씨는 할일 없어 어쩌나?
우체통 앞에만 오면
걱정 된다
훗날이
▣ 최숙영 시인이 동시조집『우리 집 철쭉꽃은』(도서출판<아동문예>2012. 2월1일)을 출간하였다. 그는 1996년 『현대시조』로 등단하여 작품활동을 시작하였으며, 2004년 첫 시조집 『북을 치듯이』를 출간하였고, 2004년 현대시조(좋은 작품상)를 수상하였다. 한국여성시조문학회 사무국장을 역임, 한국서도협회 초대작가이다.
위의 작품『클릭만 하면』을 읽어보면 아이들 세계에 접근해져서 눈높이가 맞아 떨어진 작품이다.
글을 쓸 때에는 작품의 전체를 다 성공시키기는 퍽 어렵다. 그러나 시인이 아이들의 눈높이를 먼저 알고 거기에 감정과 체험을 함께 맞춰 나아가는 종합적인 상황의식(狀況意識)을 결속시키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작품이 동시(동시조)인 것이다. 위의 작품은 어린 아이들이 컴퓨터 앞에서 잠 못 이루고 컴퓨터에 푸욱 빠져서 생활하는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. 둘째 수에서는 인터넷으로 소식을 전하는 것이 신기하여 우체통만 보면 집배원들의 할 일 없어질까 걱정하는 어린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잘 그려내고 있는 작품이다.
와남 박영교 (시인 · 전.한국 시조시인협회 수석부이사장 · 본지논설위원)